소리우 라쿠미의 이야기[이상한 마을][2]

 소리우 라쿠미의 이야기

[ 이상한 마을 ] [ 2 ]


이 이상한 의식은 내가 아닌 다른 남자가 죽었기에

흐지부지 끝난 것 같다

산 아래로 내려오는 길 내내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마치 장례 행렬처럼 조용히 걸었고

등불만 바람에 흔들렸다

진흙을 밟는 소리만 어둠 속에서 들렸다

나는 누나의 뒤를 따라 걸었다

정확히는 누나 뒤에 딱 붙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

등 뒤에서 계속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검은 우의를 입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을 보는 눈이 아니었다

그저 제물을 보는 눈이었다


내가 머물렀던 할머니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할머니는 이미 희미한 촛불 앞에 앉아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본 순간 표정이 굳었다


" .. 봤구나 "


손이 계속 떨리고

아까 있었던 일이 계속 떠 올랐다


누나... 고목.. 붉은 눈.. 


" 그게 대체 뭔가요... "


할머니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아주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산의 것들이야 "

" 원래부터 있던 것들이지 , 사람보다 오래된 것들 "


" 산의.. 것..? "


할머니는 내게 작은 방울 하나를 건넸다

낡고 녹슨 은방울이었다


" 무슨 일이 있어도 이걸 잃어버리지 마 "


" 이게 뭔가요? "


" 살아 있는 사람 냄새를 감춰 주는 것이야 "


나는 순간 말을 잃었다. 살아 있는 사람 냄새라니

표현 자체가 너무 기괴했다

그때 위에서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나는 무심코 올려다봤는데 천장은 검게 번져 있었다


할머니 얼굴이 순식간에 질렸고

" 불 꺼 "

" 네 ?? "

" 불 끄라고 , 지금 당장 "


나는 급히 촛불을 껐고 방 안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나는 침조차 삼키지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


- 끼익


어디선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 집은 오래된 일본식 목조 건물로 천장 위에는 좁은 다락 공간이 있었다


지금 위에 있다

어떤 액체가 내 손등 위로 떨어졌다

정말 차가웠다. 너무 차가워서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그리고 냄새가 났다

썩은 우물 냄새 그리고 오래된 시체 냄새

그 순간 바로 머리 위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 후........ 후..후우... "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 뻔했는데

할머니 손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천장에서는 뭔가 허공을 더듬는 듯한 소리가 났다

공기가 휙-휙 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어떤 것이 내 머리카락 끝을 스쳤다


순간

- 딸랑

주머니 속 방울이 작게 울렸다

그 즉시 모든 게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 천장 위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없다고..? " " 냄새가 안 나.. " " 분명 여기 있는데... "


목소리는 아이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했다

마치 물속에서 들리는 것처럼 울렸다

한참 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갑자기 엄청난 진동이 느껴졌다


" 배고파 "

바로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는데

천장 틈 갈라진 사이에 새빨간 눈 하나가 떠 있었다

동그랗고 거대한 눈이지만 그저 빨간 뿐이었다

나는 그대로 숨이 멎을 뻔했는데

할머니가 내가 그것을 본 것을 알아챘는지

갑자기 무언가를 외쳤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고 처음 들어보는 언어였다

동시에 짚으로 만들었던 인형들 목이 하나씩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천장에서는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이 동시에 웃는 " 히히 " 거리는 소리였다

그 뒤로 진동 같은 것이 사라지고 소리가 멀어졌다

한참 뒤가 되어서야 할머니는 입을 열었다

" 이제 대충 알겠어? "

촛불이 다시 켜졌고 할머니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다


할머니 : 이 마을에 밤이 오면 사람 아닌 것들이 돌아다녀


그날 이후 나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눈만 감으면 천장 틈 사이에 있던 붉은 눈이 떠올랐다

새벽 네 시쯤이었을까

잠깐 정신을 잃듯 졸았던 나는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다


- 딸랑

방울 소리였다

주머니 속 은방울은 가만히 있는데도 혼자 흔들리고 있었다

- 딸랑 -딸랑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방 안은 어두웠고 빗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맨발 소리가 들렸고 내 방문 앞에서 멈췄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방울을 움켜쥐었다

종이문 틈 사이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 서쪽으로 와 "

나는 복도로 뛰쳐나왔는데 방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복도 끝에는 희미한 등불을 들고 누가 서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그 사람이었다

그것?은 대답하지 않고 복도 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내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계단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계단을 보니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만 있었다

남자가 낮게 말했다

" 시간이 없어 "

의외로 평범한 젊은 목소리였다


" 뭐가 뭔지 설명 좀 해 주세요 "


여우 가면의 남자 :

" 지금 이 마을은 이미 산의 것들에게 반쯤 넘어갔어 "

" 빨리 내려가라 , 늦으면 네 누나도 끝이야 "


나는 눈을 크게 떴다

" 누나를 알아?? "


여우 가면의 남자 :

" 네 누나는 아직 완전히 먹히지 않았다 "


남자가 내 손목을 거칠게 붙잡으며 말했다

" 내 가면 절대 벗기지 마 "

그 말과 동시에 나에게 부족을 쥐여주었다

그리고 내 등을 밀었다

나는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모르는 계단으로 내려와서

앞으로 계속 계속 나아가니 완전히 무너져가는 폐신사가 나왔다

붉은 도리이는 검게 썩어 있었고

사람 머리카락 같은 게 잔뜩 묶여 있었다


- 서쪽 폐신사 - 누나가 말했던 장소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캄캄했지만 중앙 제단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 누.. 누나야.?? "


누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눈동자가 보였다

정상적인 사람의 눈이었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누나는 떨리는 손으로 자기 목을 붙잡았다


" 그 그게 안에 있어.. 안에 들어왔어 "

" 도망쳐 ... 빨 "


순간 누나의 입이 크게 벌어졌고

턱이 비정상적으로 벌어졌다


- 우두둑 -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고

누나의 입 안에서 손가락이 튀어나왔다

손가락은 누나 입 안쪽을 붙잡고 밀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누나를 붙든 채 산길을 뛰었다

안개를 점점 짙어졌고 다리는 이미 감각이 없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뒤에서 계속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나는 뒤를 돌아보면 다시 돌아갈 것 같아서 보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걷고 뛰었던 것일까

가로등 하나 없던 그 마을을 벗어난 듯

띄엄띄엄 가로등이 있는 도로가 보였다


" 누나 ! 드디어 도망쳤어 "

하지만 누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 그녀를 보았는데 누나는 그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이 이상했다

마치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 가야 돼 , 다시 가야 해 "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 무슨 소리야 . 다시 못 돌아가 "

나는 억지로 누나를 끌어당겼다

그 순간 누나 팔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잘린 게 아니었다

썩은 나무처럼 부서진 것이었다

팔과 다리가 다 부서지고 몸까지 부서지고 있었을 때

나는 누나인지 그것인지 모르는 눈을 보았는데

눈동자가 또 다시 없었다

그것은 턱이 빠지더니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은 액체들이 나를 감싸더니

다시 산으로 끌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검은 액체들이 다리를 감싸기 전에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해서

은방울을 미치도록 흔들면서 몸을 움직였다

정신없이 몸을 흔들다가 도로 쪽으로 몸이 떨어졌고

그때 우연히 지나가던 트럭 한 대가 급브레이크를 밝으며 멈췄다


" 야 너 죽고 싶 -- "

그는 말을 멈췄다

내 뒤에 무엇을 보고 멈춘 것인지

아니면 내 몰골이 심각해서 그런 것인지


나는 멍하니 산을 보았다

방금 전까지 느껴졌던 이상한 그림자와 소리들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전부 사라져 있었다


나는 트럭을 타고 경찰서로 옮겨졌다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우츠로무라라는 마을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은

먼지가 가득한 폐쇄된 터널만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후 일주일 넘게 집에서 나오지 못했었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홀렸는지 기억이 심하게 뒤틀리게 되었다

소리우 라쿠미의 이야기 [이상한 마을 ] [2]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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